Soy Library

[책리뷰] 작별인사 본문

Etc./책리뷰

[책리뷰] 작별인사

Soy_Hwang 2023. 2. 26. 18:56

  유튜브에서 알쓸신잡/알쓸인잡 영상을 즐겨보는데, 그때마다 김영하 작가님의 배경지식에 감탄했었다. 평소에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았고, 나는 그런 김영하 작가님이 쓰신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살인자의 기억법'이 작가님이 쓰신 책중에 제일 유명한 것 같았지만, 밀리의 서재에서 평이 좋길래 '작별인사' 책을 먼저 읽기로 하였다! 제목만 보고는 심금을 울리는 정말 슬픈 책이겠지 했지만, 그런 장르는 아니었다.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고찰하는 책이었다. 철학적인 부분도 일부분 있었다. 

  책에서는 '휴머노이드'라고 불리는, 인간이 만든 기계이지만, 겉으로는 정말 인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 인공지능들이 등장한다. 이 휴머노이드들이 책의 주인공이었고, 인공지능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이 '이야기' 라는 것도 책에서는 좀 다르게 해석하는데, 이해하기 쉽진 않았다. 선이라는 휴머노이드가 얘기하기를, 이야기가 있는 삶(의식), 없는 삶으로 의식의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다고 했다 (아마도^^..).

  초반에 '철이'라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휴머노이드가 수용소에 잡혀들어가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나도 처음에는 철이는 정말 인간 아니야? 했는데, 결국엔 최신형 휴머노이드였고, 철이의 아버지라 불리는 최박사가 휴머매터스에서 만든 인공지능이었다. 철이에게서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 전부가 프로그래밍 되어있었던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책이 나에게 질문을 하는 느낌이었다. 인간의 모든 부분이 프로그래밍 된 인공지능이 과연 존재한다면, '인간다움'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질문. 당장은 정말 가능성이 없어보이지만, 인간의 몸을 그대로 형상화 할 수 있고, 인간의 생각을 견고하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뇌하여 삶, 위험, 본능이 스스로 학습되는 인공지능이라면, 인간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싶었다. 

  책의 후반부에서 최박사가 하는 얘기가 약간의 답을 준 것 같긴 하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의 작동 기전과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단다. 
결과로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인간은 그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거든.
우리는 감정과 이성을 조합해 판단을 내려.
반면 기계들은 오직 프로그램의 논리에 따라서만 움직여.
인간이 사라진다면 결국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가 될 거야. 왜냐하면 뭔가를 해야 하는지 모를 테니까. 그들은 우주를 탐험하지도 않을 거고, 외계의 존재와 소통하지도 않을 거야. 왜 그래야 하는지 전혀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지. 

  경제학에서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명제를 기반으로 이론이 발전되는데, 우리 인간의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건 감정과 이성을 조합해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 아닐까. 내 스스로에게는 손해인데, 그걸 감당하면서 행하는 행동들이 꽤 많다. 기계들의 논리로는 비용이 훨씬 크기때문에 하지 않을 행동을 인간들은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휴머노이드 철이 또한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을 함으로써 결말을 짓는다. 그 순간의 감정에 의존해 선택을 한 것인데,, 이것 또한 프로그래밍 되어있었던 것인가..? 하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는 책장을 덮었다!